마리아 발토르트의 '나에게 계시된 복음'과 함께 하는 성경 공부

마리아 발토르타의 '나에게 계시된 복음' 저서를 통하여, 교의신학과 성서신학적 신빙성을 밝히고, 더불어 각 챕터마다 연관된 성경 내용을 주해하며 성경공부도 병행한다.

Curated by: 순전한 가톨릭(전삼용 요셉) (87 videos)


Currently Playing: [제11장. 마리아가 대사제에게 자신의 서원을 고백하다; 율법과 서원이 충돌할 때] 나에게 계시된 복음과 함께 하는 성경 공부

제11장. 마리아가 대사제에게 자신의 서원을 고백하다 율법과 서원이 충돌할 때 이 장을 받아 적기 전날 밤을 발토르타는 지옥 같은 밤이었다고 적습니다. 대포 소리 같은 굉음과 번개, 피난지의 남의 침상. 1944년 전쟁의 한복판입니다. 그 불길 한가운데에 흰 꽃 한 송이처럼 마리아의 현존이 있었다고 고백하지요. 그리고 오늘, 그 소녀에게도 폭풍이 닥칩니다. 평생의 서원과 율법의 명령이 정면으로 부딪치는 날입니다. 마리아 발토르타의 『나에게 계시된 복음』 1권 제11장으로 들어갑니다. 마리아는 이제 열네댓 살입니다. 시월 저녁놀이 예루살렘 정원들 위로 붉게 굽어 있고, 예식을 마친 동정녀들이 새하얀 비둘기 떼처럼 안뜰로 흩어질 때, 한 스승이 전합니다. "마리아야, 대사제께서 너를 기다리신단다." 소녀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답합니다. "얼른 그분께 가겠어요." 묻지 않고 가는 순명, 오늘 이야기의 첫 표지입니다. 넓고 환한 방에는 대사제와 즈카르야와 스승 한나가 있습니다. 마리아는 문지방에서 깊이 절하고 부르심을 받고서야 나아오는데, 책은 그 걸음에 저도 모르게 배어나는 장중함이 있다고 적습니다. 즈카르야가 "그대에게 평화가 있기를, 사촌 아이야" 인사하고, 대사제는 감탄합니다. "이 아이에게는 다윗과 아론의 혈통이 뚜렷이 드러나는구려." 3장에서 확인한 두 핏줄의 재확인입니다. 이어지는 대사제의 말을 잘 들어 보십시오. "네가 날마다 하느님과 사람들이 보기에 지혜와 은총이 자랐음을 안다." 어디서 들어 본 문장이지요. 루카 복음 2장 52절이 소년 예수님을 두고 쓸 공식입니다. "예수님은 지혜와 키가 자랐고 하느님과 사람들의 총애도 더하여 갔다." 원조는 사무엘기 상권 2장 26절의 어린 사무엘입니다. "어린 사무엘은 주님과 사람들에게 총애를 받으며 무럭무럭 자라났다." 한나의 아들에게서 시작된 성장의 문장이 성전의 소녀를 거쳐 나자렛의 소년에게 이어지는 것입니다. 대사제는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네가 이곳에 온 뒤로 증언판 앞에 세 번째 커룹이 서 있다는 것을 안다." 속죄판 위에 마주 선 두 금 커룹 곁에 살아 있는 셋째가 서 있다는 시적 고백인데, 여기서 커룹의 성경 역사를 잠깐 보십시오. 커룹이 성경에 처음 등장하는 자리는 창세기 3장 24절입니다. "에덴 동산 동쪽에 커룹들과 번쩍이는 불 칼을 세워, 생명 나무에 이르는 길을 지키게 하셨다." 커룹은 본디 인류에게 닫힌 문의 표지, 낙원 길을 막는 파수꾼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셋째 커룹은 정반대의 일을 하게 됩니다. 그 몸으로 생명이신 분을 모셔 와, 커룹이 닫았던 길을 다시 여는 것입니다. 교회가 성모 호칭 기도에서 마리아를 하늘의 문이라 부르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문을 막던 커룹의 자리에, 문이 되시는 커룹이 서신 것입니다. 그리고 폭풍이 옵니다. 너는 이제 여인이 되었으니 율법대로 혼인해야 하며, 왕가의 피를 지키도록 같은 혈통에서 신랑을 찾겠다는 통보입니다. 그런데 이 대목, 그냥 관습이 아니라 토라의 정밀한 법리입니다. 민수기 27장 8절에서 하느님께서는 아들 없이 죽은 이의 딸들에게 판결하셨지요. "누구든지 아들 없이 죽으면, 그의 상속 재산은 딸에게 넘어가게 하여라." 그리고 민수기 36장 8절이 조건을 답니다. "상속 재산을 이어받은 딸은, 누구나 자기 아버지 지파의 씨족에 속하는 사람에게만 시집갈 수 있다." 자, 마리아가 누구입니까. 아들 없이 세상을 떠난 요아킴의 외동딸, 곧 다윗 가문의 상속 딸입니다. 그러니 율법상 반드시 다윗 지파의 남자와 혼인해야 하는 것입니다. 광야에서 다섯 자매의 상속 분쟁으로 생긴 이 판례가 왜 토라에 실렸는지, 천오백 년 뒤에 답이 나옵니다. 이 법이 있었기에 마리아는 다윗의 남자 요셉과 맺어지고, 마태오 복음 1장 16절의 족보가 성립합니다. "야곱은 마리아의 남편 요셉을 낳았는데, 마리아에게서 그리스도라고 불리는 예수님께서 태어나셨다." 아버지 쪽 족보로 왕위가 이어지던 이스라엘에서, 예수님께서 법적으로 다윗의 자손이 되시는 길은 요셉을 통해서였으니까요. 성경에서 가장 무미건조해 보이는 상속 규정 하나가 실은 성탄을 실어 나른 철로였던 것입니다. 신랑감을 아느냐는 물음에 소녀는 눈물을 반짝이며 "아무도 없습니다" 답하고, 즈카르야는 다윗 혈통이 짓밟히고 흩어졌다고 탄식합니다. 이사야서 11장 1절의 그 형편입니다. "이사이의 그루터기에서 햇순이 돋아나고." 왕가가 그루터기로 잘린 바로 그때, 거기서 햇순이 돋으려 합니다. 한나가 눈물의 까닭을 밝힙니다. 이 아이는 말을 더듬거리던 때 이미 서원으로 자신을 주님께 묶었다고요. 언제부터냐는 물음에 소녀가 답합니다. "제가 믿기로는, 늘 그러했습니다." 하느님께 마음을 드린 첫 기억이 "처음으로 아장아장 내디딘 걸음과 함께였던 것 같아요"라니, 걷기 시작하면서 사랑하기 시작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나자렛 샘의 동굴에서 듣던 목소리를 회상합니다. "오너라, 내 사랑하는 이여." 그 목소리는 "오너라, 너 봉인된 샘이여. 오너라, 너 나의 비둘기여" 하고도 불렀다지요. 아가 2장 14절의 "바위틈에 있는 나의 비둘기"와 아가 4장 12절의 "닫혀진 정원, 봉해진 우물"입니다. 교회는 예로부터 아가서를 하느님과 그 백성, 그리스도와 영혼의 사랑 노래로 읽어 왔고 그 독법의 절정에서 이 노래를 성모님께 드려 왔는데, 소녀는 그 알레고리를 해석하기 전에 먼저 살았던 것입니다. 낙원의 하와가 어떻게 이 사랑의 목소리보다 뱀의 쉭쉭거림을 더 좋아할 수 있었느냐는 탄식과 함께, 어린 날의 봉헌 문구도 들려줍니다. "보소서, 제가 갑니다. 당신의 것입니다." 시편 40편의 말씀 그대로이지요. "보소서, 제가 왔습니다. 저의 하느님, 저는 당신의 뜻을 즐겨 이룹니다." 히브리서 10장 7절은 이 시편을 아드님께서 세상에 들어오시며 하신 말씀으로 밝힙니다. 아드님의 입장 선언을 어머니가 옹알이하던 나이에 먼저 바친 셈입니다. 이제 매듭입니다. 서원도 하느님의 것, 율법도 하느님의 것인데 둘이 부딪칩니다. 그때 대사제의 입에서 핵심 문장이 나옵니다. "그렇다면 그 선택을 하느님께 맡기자꾸나." 소녀는 눈물 속에 답합니다. "저는 당신께 순종합니다, 하느님의 사제여." 이 맡김에는 족보가 있습니다. 창세기 22장에서 아브라함은 약속과 명령이 정면충돌하는 산길을 올랐습니다. 이사악을 통해 후손을 주시겠다는 약속과 그 이사악을 바치라는 명령. 아들이 번제물이 어디 있느냐 묻자 아브라함의 대답이 창세기 22장 8절입니다. "얘야, 번제물로 바칠 양은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실 거란다." 히브리서 11장 19절은 그 속을 풀어 줍니다. "아브라함은 하느님께서 죽은 사람까지 일으키실 수 있다고 생각하였습니다." 그리고 산 위에서 정말 마련되었기에 그곳 이름이 창세기 22장 14절의 야훼 이레, "주님의 산에서 마련된다"가 되었지요. 마리아의 모순도 같은 산길입니다. 서원이라는 이사악을 품고 율법의 산을 오르되, 하느님께서 손수 마련하시리라 믿는 것입니다. 신부 선택을 하느님께 맡긴 전례도 성경에 있습니다. 창세기 24장에서 아브라함의 종은 이사악의 신부를 표징의 기도로 하느님께 여쭈었고, 레베카가 응답으로 나타나자 그 집안은 창세기 24장 50절로 항복했습니다. "이 일은 주님에게서 비롯된 것이니, 우리가 당신에게 나쁘다 좋다 말할 수가 없습니다." 이사악의 신부가 표징으로 선택되었듯, 새 이사악의 어머니의 신랑도 표징으로 선택될 것입니다. 다음 장에서 우리는 그 표징을 보게 됩니다. 시편 37편 5절이 이 모든 장면의 주석입니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 주시리라." 가톨릭교회교리서 148항이 이 소녀를 두고 선언합니다. "동정 마리아께서는 가장 완전하게 믿음의 순종을 실천하신 분이시다." 그런데 그 148항이 근거로 인용하는 성경이 루카 복음 1장 37절, "하느님께는 불가능한 일이 없다"입니다. 2장에서 요아킴과 안나를 지탱했던 그 문장이 손녀의 순명을 설명하는 자리에 다시 서는 것입니다. 이 맡김의 순명을 근대에 살아 낸 이가 성 존 헨리 뉴먼입니다. 옥스퍼드의 별이던 이 성공회 대학자는 지위와 벗을 다 잃는 줄 알면서도 진리를 따라 1845년 가톨릭으로 건너왔고, 그 길목에서 쓴 기도 시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먼 곳의 풍경을 보여 달라 청하지 않습니다, 한 걸음이면 저에게 족합니다. 2019년 프란치스코 교황은 그를 성인으로 선포했습니다. 그러니 오늘 실천은 이것입니다. 풀리지 않는 매듭 하나를 두 손에 올려놓듯 소리 내어 아뢰십시오. 주님, 이 선택을 당신께 맡깁니다. 당신께서 손수 마련하실 줄 믿습니다. 그리고 오늘 몫의 한 걸음만 걸으십시오. 야훼 이레, 마련은 그분의 몫입니다. 기억하십시오. 그 선택을 하느님께 맡기십시오. 네 길을 주님께 맡기고 그분을 신뢰하여라, 그분께서 몸소 해 주시리라. 다음 시간에는 제12장, 동정녀의 배필로 선택된 요셉, 마른 가지에 표징이 피는 이야기로 찾아뵙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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